스메야 SMEYA
스메야의 요즘 그림은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제안이자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자연과 동물이 공존하는 숲을 무대로 하는 그의 그림은 초록의 세상에 관한 보고서일 수도 있다. 초록은 생명의 근원 또는 원시성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인다. 자연의 상징색이 다름 아닌 초록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생명의 본원으로서 해석되기도 한다. 초록은 시각적인 측면에서 풀과 나무를 아우르는 숲에 일치한다. 그가 초록과 숲을 매개로 하여 작업하는 건, 이처럼 생명의 근원에서 파생하여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자연의 이치를 따지려는 데 있다. 그 대상이 누구이든 자연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그로부터 일어나는 여러 시각적인 이미지 및 정서를 살피고자 한다. 다시 말해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자연현상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살피려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십장생’ 연작을 비롯한 다섯 주제에 의한 연작으로 꾸민다.
이들 연작은 서로 다른 명제를 가지고 있으나, 숲을 기반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에게 숲은 자신의 조형 세계를 펼치는 텃밭이다. 거기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도입하여, 옥답으로 만드는 과정이 창작활동이다.
십장생이나 십이간지는 전통적인 삶을 되돌아보자는 자의식 또는 주체적인 의지를 수반한다.
십이간지가 존재하는 곳이 숲이다. 초록의 숲에서 실상의 모양을 그대로 노출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석상과 같은 형태로 가공된 상태의 이미지로 등장하기도 한다.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을 없앰으로써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고자 한다. 다시 말해 전래의 사상 및 철학적인 의미가 현대 또는 현재로 이어지는 상황을 제시한다. 숲 곳곳에 출몰하는 십이간지는 초록과 대비되면서 유머러스한 모양으로 보이기도 한다. 재미와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해 의외성이 지어내는 시각적인 쾌감이 있는 것이다.
평화와 평온, 휴식, 치유, 정화, 평안, 위안 등 긍정의 논리만이 지배하는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본원이다. 단지 거기에 존재하는 것으로 생의 참된 의미를 일깨우게 되면서 동화되기를 바란다. 현실적인 모든 걸 내려놓고,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자신을 되돌려 놓는 시간에 관한 명상의 시이다.
-신항섭 평론가